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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좀비 영화의 새 지평, 영화 부산행 리뷰

by 아키엘25 2024.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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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한국적 색채를 입힌 좀비 영화

트럭 운전사가 방사능 유출 사고로 인해 소독 중인 톨게이트를 지나던 중 전화에 주의를 빼앗겨 사슴을 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사슴은 죽지 않고 감염된 상태로 되살아납니다. 한편, 서울에서 바쁜 펀드 매니저 석우는(공유) 생일 선물조차 작년에 준 것과 같은 것을 준비하는 딸 수안을(김수안) 돌보지 못하는 아빠입니다. 수안은 엄마를 만나러 부산에 가고 싶다고 하고, 석우는 죄책감에 다음날 KTX를 예약합니다. 열차에는 석우와 수안 외에도 임신한 아내 성경을(정유미) 둔 상화(마동석), 고등학생 야구팀, 이기적인 CEO 용석, 노년 자매 종길과 인길, 그리고 노숙자가 탑승합니다. 출발 직전 감염된 젊은 여성이 열차에 올랐고, 그녀의 변이로 인해 열차는 순식간에 좀비로 가득 찹니다. 상화, 석우, 수안 등 일부 생존자들은 좀비를 피해 안전한 칸으로 이동하고, 좀비가 시각에 의존한다는 점을 이용해 생존을 이어갑니다. 대구역에 도착한 생존자들은 군이 배치된 곳으로 향하려 하지만, 군인들마저 감염되어 위기를 맞습니다. 혼란 속에서 많은 이들이 희생됐고, 석우와 수안, 몇몇 생존자들은 다시 열차로 돌아갑니다. 용석은 이기적인 행동으로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며 살아남으려 하지만 결국 감염되고 맙니다. 부산으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에서 석우는 감염되고 스스로 희생함으로써 수안과 임신한 성경을 구합니다. 마침내 부산에 도착한 수안과 성경은 안전지대로 향하게 되고 이를 본 군인들은 그들이 감염자라 생각해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수안이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부르고, 이를 본 군인들은 두 사람이 감염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구출합니다. 영화는 인간애와 희생,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이어지는 생존 본능을 강하게 그려냈습니다. 

재난과 가족, 서사의 중심에 자리한 부성애와 가족애

영화 부산행은 단순한 좀비 재난 영화에 머무르지 않고, 극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가족애와 인간애를 깊이 탐구합니다. 특히 서사의 중심에는 주인공 석우와 딸 수안의 관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성공만을 추구하던 석우는 바쁜 일상 속에서 딸과의 유대를 잃어버립니다. 하지만 재난이 닥치자, 딸을 지키기 위해 점차 변화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부성애를 보여줍니다. 영화는 이러한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감동을 배가시킵니다. 수안이 아빠에게 "왜 엄마는 항상 아빠가 이기적이라고 하냐"는 대사를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은 석우의 내면 갈등을 잘 보여줍니다. 석우는 자신을 희생해 딸 수안과 임신한 성경을 구하는데, 이는 그의 삶에 대한 마지막 속죄와도 같습니다. 수안이 마지막 장면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아버지와의 이별을 애도하는 것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또한, 영화는 가족애를 다양한 형태로 풀어냈습니다. 상화는 임신한 아내를 끝까지 지키려 하고, 종길과 인길 자매의 희생은 관객에게 뭉클한 여운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부산행은 극한의 재난 상황에서 인간 본연의 애정과 희생을 보여주며, 단순한 좀비 영화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이는 가족의 소중함과 희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좀비보다 두려운 인간, 생존 본능과 이기심의 충돌

영화 부산행은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좀비가 아닌 인간의 이기심과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생존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인간의 민낯은 극적인 긴장감을 제공하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불편함을 동시에 줍니다. 대표적으로 용석은 극 중 이기심의 화신으로 묘사됩니다. 그는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생존자들을 감염 위험으로 내몰고, 심지어 동료들을 좀비에게 던져 희생시킵니다. 용석의 행동은 단순한 악역의 차원을 넘어,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단순히 "살기 위한 행동"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하는데, 이러한 모습은 관객에게 도덕적 딜레마를 던지기도 합니다. 반면, 상화와 석우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타인을 구하려고 합니다. 상화는 임신한 아내를 위해, 석우는 딸 수안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며, 이타심과 희생정신이 인간의 또 다른 본성임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영화는 인간의 본능적 이기심과 이타적 희생이 충돌하는 서사를 통해, 극단적인 상황에서 진정한 인간성을 시험합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열차 칸을 폐쇄해 다른 생존자들의 희생을 초래한 사람들의 모습은 단체 심리와 군중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강렬한 장면입니다. 이러한 순간들은 좀비보다도 인간이 때로는 더 무서운 존재임을 강조하며, 관객에게 "내가 이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부산행은 단순한 좀비 재난 영화가 아닌,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생존을 둘러싼 갈등을 통해 우리가 직면해야 할 도덕적, 사회적 질문들을 제기하고, 재난 상황 속에 진정한 악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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